노뼈붓돌기힘줄윤활막염[드퀘르벵](Radial styloid tenosynovitis[de Quervain])
용어에 웬만하면 사람 이름 붙이지 말자는 그런 얘기는 건너뛰기로 하고...
상병코드 일람표 등에 나오는 '드퀘르벵'이라는 표기에 대해서만 써 본다.
이 이름의 발음이 어려운 것은 아마 이 사람의 국적 때문일 것이다. De Quervain은 스위스 사람이었는데, 스위스는 공용어만 4개인(프랑스어, 독일어, 이탈리아어, ...) 나라이다. 또 그의 first name은 Fritz여서 모국어로 뭘 썼는지 후대인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(20세기 초반 학회에서 본 분이 계시다면 제보 바람). Von이 아니라 de가 붙은 걸 보면 조상은 프랑스계인 것 같긴 한데 후손이 모국어가 꼭 같으라는 법은 없으니 알 수 없다.
아무튼 상병코드 일람표 등에 나오는 '드퀘르벵'은 '헤르미온느' 급으로 애매한 표기라 할 만하다.
프랑스어를 가정하고 읽는다면 [də kɛʁvɛ̃]으로, 통상적인 프랑스어 발음 규칙 그대로다.*
한글로 억지로 옮긴다면 드 께흐방 (외래어 표기법에서 허용하는 정도로 타협한다면 케르벵/뱅 정도**) 정도 될 것이다.
영어 식으로 읽으면 (어차피 잘못 읽는 거지만) 더(드) 쿼r베인 ("kwer-vein") 정도 될 것이다.
즉, quer의 u sound를 살리고자 한다면 마지막 음절이 벵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.
* g/q -ue-의 u는 발음 안 한다. 스페인어(Miguel미겔, Rodriguez로드리게스)나 이탈리아어에도 비슷한 규칙이 있다. e/i 앞에서 g가 j sound가 나기 때문에 g sound를 구분하기 위해서 u를 쓴 데서 비롯했을 것이다. Diacritic 붙은 Güell은 구엘이다.
** 1) 무성음에 된소리를 쓰지 않고 거센소리만 사용, 2) r은 그냥 ㄹ로 씀(포르투갈어 Ronaldo는 호나우도라고 잘 쓰면서 왜 프랑스어에만 고집을 부리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냥 넘어가자). 3) ɛ̃은 실제로는 앵보다는 앙에 가깝게 들리는데, 이유는 모르지만 발음기호도 저렇게 쓰고(a가 아니라 epsilon 모양 위에 ~를 올려놓음), 한국의 외래어 표기법도 '앵'으로 옮기게 돼 있다. 그래서인지 Moulin rouge의 옛날 버전들은 '물랭루주'로, 비교적 최근의 영화는 '물랑루즈'로 번역돼서 나왔다(이건 영화가 프랑스 영화가 아니어서 그럴 수도 있다).
# 이 질환의 검사법으로 나오는 Finkelstein test의 Finkelstein도 성은 저래 보여도 first name이 "Harry"인 New York 출신 미국인이기 때문에 아마 휭켈슈타인이 아니라 핑클스틴일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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