Wednesday, December 4, 2013

국어와 영어에서의 나열

요즘 기술 서적들을 보면 (번역서라도 그래서는 안 되지만) 번역서가 아닌데도 영어식 나열 방법을 쓰는 게 많다.

~에는 가, 나, 그리고 다가 있다.
가, 나, 그리고 ~했다.
가, 나, 그리고 다는 ~이다.

원서의 문장을 충실히 번역하고자 하는 의지는 가상하나,
저런 것들은 그냥 틀린 문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.

우리말에는 나열되는 구의 종결을 나타내는 조사(주격조사든, 종결어미든*)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(이/가, 이다, 있다, 하다, ...) 저런 구분자("그리고")는 필요가 없다.

영어 원문과 비교해 보면 영어에서 마지막 원소(!) 앞에 and 또는 , and가 오는 이유를 알 수 있다.
... are A, B, and C.
~~~~: A, B, and C.
A, B, and C had great time ...
A, B, and C are great authors ...

게다가 1음절인 영어의 and에 비하면 그리고는 무려 3음절이나 된다. 여기에 국어에는 주격조사/종결어미가 추가되므로 음절 손해는 그보다 많다.

비유하자면 Javascript나 PHP에서는 함수를 선언하는 데 function이라는 키워드가 필요하지만 C, C++, C# 등에서는 그런 게 필요 없는 것과 같다.
Javascript에서 웬만하면 ;을 써서 문장을 끝내는 게 좋다는 것도 그렇고...


* 오래 돼서 정확한 용어는 기억이 안 나지만 어쨌든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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